나는 요즘 여고삐리에게 삥뜯기구 있다..4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봐....!!"


그녀의 오른쪽 어깨를 잡은 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잠시금 그녀를 불러 세웠다.....


"그냥 이렇게 가 버리면... 난 어쩌라구......."

"나한테.. 뭐 할 말 있어.....?? 왜... '위선자'라는 소리 들으니까.. 베알이 뒤틀리든....??"


정말이지 그 순간...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몰랐다.....

뭔가가 잘못된 것 같아서.. 일단 그녀를 불러 세우긴 했지만....

왜인지 내 입술은 쉬이 떨어지지가 않았던 것이다.....


이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차라리 지금의 속마음을 그대로 털어놓는 것밖에는 없었다......


"나... 너한테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근데 있잖아....... 그냥 이대로 널 보내는 것은 안될 것 같아.......

모르겠어..... 그냥 널 잡아야 할 것만 같았어........."


나의 말에 그녀는... 잠시금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조금은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서서히 대답해 왔다....


"X신 같은 놈.... 내가 널 여러번 봐 왔지만..... 넌 바로 이런게 문제야.......

지가 천사라도 되는 줄 알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단 따라와........."


나는 단 한번도 내 자신이 '천사'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어쨌든 일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그녀를 다시금 붙잡았다는 것도 다행이었지만.....

혹시나 이렇게 붙잡았을 때... 또다시 코 뚫자고 그럴까봐 종나 겁났는데.....

다행히도 그런 말은 하지 않는 걸 보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던 것이다........;;

 


그녀를 따라 내가 간 곳은... 근처의 술집이었다......


이것 참... 미성년자인 그녀와 함께 술집에 오는 것이 문제긴 문제였지만......

지금은 내가 그런 걸 따질 처지는 아니었기에....

일단은 아무 말 없이 술집에 발을 옮겼다.....


우리가 빈 테이블에 자리를 잡자.........

술집 종업원이 서서히 다가왔다.....


나는 당연히도 그 종업원이... '민증'을 까라거나......

교복을 입고 있던 그녀를... 내 ?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종업원은 갑자기 환한 표정을 짓더니...

그녀에게 대뜸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어머... 오랜만에 왔네....... 왜 이렇게 요즘은 뜸했니.......??"


암만봐도 세상이... 참 많이 망가지기는 망가진 듯 싶다........;;


어찌되었든 그녀와 나는....

소주 한잔의 여유를 즐기기 시작했고......

난 이 기회를 이용해서...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보려고 했다.....


원래 술이란 것은... 사람을 조금은 서정적이고 진실되게 만들지 않던가....

그녀도 사람이기에...

술을 통해 잠시나마 그녀의 얘기들을 듣고 싶었던 것이었다.....


"저기 있잖아.... 나.. 질문있어......."

"뭔데......?"


"아까 네 친구들한테 말한.. 그 '약속'이란 게 뭔지 물어봐도 돼.....??"

"니 팔뚝을 팍 물어줄까....?? 잔말말고... 술이나 처 먹엇......!!"

-_-


그녀를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참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우린.... 아무 말 없이.......

술이나 처먹어야만 했다..........;;


그녀는 나와 끊임없이 잔을 부딪쳐 왔고......

잔을 부딪칠 때마다 한 마디씩을 꼭 잊지 않고 해 왔다.......


"북한에서는 말이지... 원샷이라는 말을 절대 안 해.......

거기선 '원샷' 대신...... '쭈~~욱'이라고 한단말야.... 자....... '쭈~~~욱~~~~~'"


나는 정말로...

그녀의 뇌를 해부해서... 한번 옅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또 그런 소리는 들어가지구.....


미리 말해두지만..... 난 술을 정말로 좋아한다........

그치만.. 술을 좋아한다고 해서... 꼭 잘 마시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빈 테이블 앞에... 빈 소주병 두개가 놓여졌을 때......

그녀와는 달리.. 나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고.......

테이블을 베게 삼아 잠시금 눈을 감기로 했다........


술에 취한 나는... 세상 그 누가 깨워도.......

절대 일어나지 않는 버릇이 있지만.....

나는 그날..... 버릇이란 것은 금새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많이 늦어졌고.....

술에 취한 나를 부축해서... 술집에서 끌고 나온 그녀는.......


한 손으로... 나의 사대기를 가볍게 날려줬으며........

길바닥에 대짜로 뻗어버린 나를.....

두 발로... 사뿐히 즈려 밟아 주었으니........


아.. X발.... 세상 그 누구가... 그 상황에서 술이 깨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잠시금 길바닥에 앉았다가.......

차츰 내가 정신을 차려가자.......

그녀는... 사뿐히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을 건네 왔다......


"밤이 너무 늦었네... 나... 밤길 무서운데... 바래다 줄꺼지.....? 수둡.....*^^*"


암만봐도... 그녀도 꽤나 술이 취했던 것 같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푸캬캬캬... 밤길이 위험하다고.....?? 니가.......?? 캬캬캬캬....."


라고.. 웃어줬다가......

그날 밤... 내 초상 치르는 줄 알았다......;;


다시금 생각해보니.....


술에 취한 그녀를 혼자 보냈다가는...

분명히 그녀는 밤길을 홀로 걷는 이쁘장한 남정네를 겁탈할 것이기에....

난.. 그 남정네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그녀를 바래다 줘야 할 것 같았다.........;;

 


버스가 끊긴 시간이라....

우리는 택시를 타고.. 그녀의 집 앞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내가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

나는 잠시나마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의 잘못된 관념일지는 몰라도......

나는 그녀의 거칠고.. 반항적인 기질을 보았을 때......

그녀가 조금은 힘들게 살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집은......

시내쪽 부유층의 집들에 대할만큼.....

정원이 넓은 대궐 같은 집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부유한 환경에 사는 그녀가.....

왜 이토록 반항적이고 거친 소녀로 자랐는지.....

잠시금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지만.....


뭐.. 부유하다고 해서....

항상 좋은 환경 속에서 곧게만 자라는 법은 아니지 않겠는가......

 


난 더 이상은 그녀에게 의문을 품지 않기로 했다.....


의문을 품기에는.... 그녀는 너무도 어렵고 복잡한 사람이기도 했지만......

감히 내가 그녀에게 의문을 품을 만큼...

그녀의 상처는 얕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녀를 집에 들여보낸 후에......

막상 나는...

내가 집으로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를 종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실 난... 그녀의 집 앞까지 올 택시비는 있었어도.....

내가 다시금 원룸으로 돌아갈 택시비는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나도 남자라면 남잔데...... 어떻게 여자 앞에서...

택시비가 없다는 얘기를 할 수 있냐 말이다.......


근데 난... 남자가 아닌가보다.......

아까 그녀의 집 앞에서 난 그 말을 했다...........;;


"나 아까 술값하고 지금 택시비 내는 바람에..... 집에 갈 택시비가 엄써......

나... 집에 갈 택시비 좀 주라......."


하지만 그녀는....

아주 간단히도 딱 세 글자의 답변을 해왔다........


"걸어갓........!!"

-_-;;


그녀에게 바랄게 따로 있지.........

술 취한 내가... 오늘 정신을 좀 잃기는 잃었나보다.........;;


원룸까지 걸어서 갈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하기만 했다.....


걸어서 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기도 했지만.....

아직 술기가 제대로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몸마저 너무 피곤하다 보니.......

감히 집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일단 근처의 지하도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지하도 안이.. 그나마 노상수면을 취하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아니겠는가........;;


지하도 안의 벽에 기댄 나는......

첫차가 생길 때까지만 잠시금 눈을 붙이기로 했다........


조금 춥기는 했지만.. 워낙 피곤한 상태이다보니......

나는 금새 잠에 빠질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내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분주한 소리에 눈을 떴을 때...

나는 잠시금.. 몇 가지 사실을 알아 낼 수 있었다........


내 어깨 위에 파카 하나가 더 걸쳐져 있음을 알게 되었고.....


내 옆에는... 나와 머리를 맞대고 잠을 자고 있는......

그녀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이곳에서 잠을 자고 있는지.....

그녀가 어떻게 알아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어리기만 한 그녀.......

역시도 그렇게 나쁜 애만은 아니라는 거...


난 새삼 느낄 수가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잠시금 내 자신에게 약속을 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이든....

나는 그녀의 그 모든 모습을 이해해주고.... 아껴 줄 거라고......


그녀가 성년이 되어... 조금은 사회에 대항할 수 있을 때까지........"

Posted by 빈블랭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