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마다 확인하는 사랑..♡ 

얼마전 주말이었습니다. 

전 어떤 약속장소 앞에서 제 여자친구와 

6시에 만나 저녁을 같이 먹기로 약속을 했지요. 

하지만 그 날 제가 학교에서 있던일이 

조금 빨리 끝나서 

전 약 한시간 정도 먼저 약속장소에 갔습니다. 

딱히 할 일도 없어서 낮은 계단에 앉아 


신문이나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짜증이 나더군요. 

여하튼 제가 일찍 끝나서 기다리는거니 

어쩔 수 없겠거니 생각하고 

친구를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5분후에 

한 남자가 제 앞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는듯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말인데다 사람들이 하도 많은 곳이라 

전 누구를 만나러 왔나보다 생각하고는 

그냥 대수롭지않게 넘겼습니다. 

그리곤 계속 신문에 눈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0분후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리곤 또 다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요. 

순간 참 이상하군. 

아까 그 사람이잖아라고 

다시한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신문을 보았지요. 

그리고 또 10분후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 때 부터 전 그 사람에 대하여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길래 

10분에 한번씩 나타나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걸까?하고 말입 니다. 

제가 신경을 쓰게 된 이후에도 

그 사람은 정확히 10분이면 

한번씩 그 자리에 나타났습니다. 

20대 중반? 허름해 보이지만 


어딘가 은은함이 묻어나오는 

그리 잘 생기지는 않았 지만 

넉넉해 보이고 잔잔한 

미소를 가진 사람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곤 제 약속시간인 6시30분이 

될때까지 그는 10분에 한번씩 

7번을 제 앞에 나타나선 주위를 

두리번거리곤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그 날따라 제 여자친구가 

30분정도 더 늦은 것이었습니다. 


솔직이 조금 짜증이 나더군요. 

말이 1시간 30분이지 그 사람많은 

거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1시간 

반동안 누군가를 기다린다는게..... 

여하튼 전 계속 그자리에 앉아 

다본 신문을 옆에 놓아두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10분후 여지없이 그 사람이 또 

나타났습니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전 이제 궁금 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때 였습니다. 

그 사람이 왔다간지 얼마후 

한 여자가 빠른 걸음으로 그 장소에 

와서 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군요. 

약속에 꽤나 늦었나보다 

전 한눈에 그 여자가 약속에 늦었는 줄을 

알수 있었습니다. 

아주 초조한 얼굴로 거기에 서있는 

사람들을 한명, 한명 자세히 찾아보더군요. 

그리곤 약속한 


사람이 없는지 발을 동동구르더군요. 

정말 많이 늦었나 보구나 전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 순간 저 쪽에서 10분에 한번씩 

나타나던 그 사람이 나타나 더군요. 

이야 10분맨 또 왔군 

주위를 전과 마찬가지로 두리번 거리 더니 

갑자기 그의 눈이 커지더군요. 

그리곤 제 앞쪽으로 

오는 것이었 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와의 약속에 늦어서 


발을 동동구르던 그 여자 앞에 오더니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 야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 

주말이라서 그런가 차 정말 많이 막히더라.... 

미안해서 

어떡하지.... 

가자 내가 사과하는 의미로 

오늘 정말 맛있는 밥 사줄께? 

아니 너 하라는대로 오빠가 다 할께...." 

그제서야 그 사람이 왜 10분에 한 번씩 


그자리로 왔는지 알 수 있었 습니다. 

약속시간에 늦은 자기 여자친구가 

자기에게 미안해 할까봐 

그는 먼 발치에서 그 곳을 보고 

있다가 10분에 한 번씩 왔나 안 왔나를 

확인해 보기 위해 그 곳에 왔던 것입니다. 

가슴이 벅차오더군요. 

그리곤 그는 가만히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는 

큰 웃음을 지으며 조용히 인파속으로 멀어지더군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 자신이 부끄러워 지더군요. 


전 솔직이 제 여자친구가 늦게오면 짜증을 

내려고 했었거든요 

사랑을 하려면 이 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상대의 상처와 잘못을 

조용히 감싸 줘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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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블랭크

웃음이 담긴 재미있는 말 - 돈 키호테형 인간

 

"세르반테스가 누구야?"

"이런 바보! 거 있잖아, 돈 키호테 쓴 사람...!"

'세르반테스' 하면 갸웃거리던 사람도 '돈 키호테' 하면 고개를 끄덕일

거예요. 그만큼 돈 키호테는 동서양에 걸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겨 읽는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소설의 원래 제목은 '재치 있는 기사 돈 키호테 라 만차'이며, 줄거리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아요.

돈 키호테의 본명은 '캐사더'이며, 스페인의 라 만차라는 마을에 사는 귀

족 출신의 늙고 가난한 지주예요. 우연히 '기사 이야기'를 읽다가 그 재미

에 푹 빠져, 즐기던 사냥도 농사일도 팽개치고 밤낮없이 이야기에 파묻히

지요. 그러다 마침내는 정신이 이상해져서 스스로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그리곤 세상의 악을 몰아내기 위한 모험을

떠나지요.

그는 이름도 기사답게 '돈 키호테 라 만차'로 고치고, 조상 대대로 내려

오던 낡은 갑옷을 창고에서 꺼내 입고, 늙고 초라한 말 로시난테에 올라탔

어요.

"나는 악한 자를 무찌르고, 착하고 약한 자를 돕는 용감한 기사이다. 자,

나를 따를 자 없느냐?"

이 모험길에는 이웃의 농사꾼이며 정직하지만 어리석은 산초 판사가 따

라 나섰어요. 돈 키호테가 산초에게 어느 섬의 영주를 시켜주겠다고 꾄 것

이지요.

돈 키호테는 가는 것마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지요.

돌아가는 풍차를 난폭한 거인으로 알고 달려들다가 상처를 입기도 하고,

양 떼를 적군으로 잘못 알고 창을 휘두르기도 해요. 또 놋대야를 뒤집어쓴

이발사를 기사인 줄 착각하고 싸움을 걸기도 하지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사고 봉변을 당하기도 하지만, 정작 돈 키

호테 자신은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고 사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지 깨닫

지 못해요. 오히려 정의를 사랑하고, 옳은 일을 위해서는 목숨도 아끼지 않

는 용감한 기사라는 환상에 젖어 있어요.

돈 키호테의 이러한 모습은 후세의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흥미와 논란이

되었어요.

흔히 생각이 깊고 행동이 지나치게 신중한 사람을 '햄릿형 인간'이라고

하는데, 이 햄릿형 인간과 정반대의 인간형이 바로 '돈 키호테형 인간'이에

요. 현실을 무시하고 맹목적인 정의감에 이끌려 이상을 향해 저돌적으로

행동하는 행동주의자를 말하죠.

이런 말은 러시아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투르게네프가 처음 썼어요. 그는

'햄릿을 사랑하기는 힘들지만, 돈 키호테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

이다.'라고 해 돈 키호테에 더 깊은 애정을 보였지요.

 

Posted by 빈블랭크

웃음이 담긴 재미있는 말 - 삼십육계 줄행랑

 

소곤소곤.... 쑥덕쑥덕....

왈자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동네 꼬마들이 모여

서 뭔가를 귓속말로 주고받다가 지나가던 왈자를 힐끔 쳐다보며 킥킥거렸

어요.

이상한 낌새를 챈 왈자는 아이들의 얘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어요.

"킥킥.... 저기 왈자 누나 있잖아. 오늘 왜 학교에서 늦게 오는 줄 아니?"

"아니, 몰라...."

"아까 심술이 형이 그러는데 .... 수학 시험에서 빵점 맞은 벌로 화장실

청소를 하고 오는 거래."

왈자는 못 들은 척하고 그냥 지나쳤어요. 사실은 새 학기를 맞아 선생님

과 교실을 꾸미느라 늦었던 거예요.

'심술이 녀석이 또 나한테 괜한 심술을 부리는구나. 어디 만나기만 해

봐라!'

때마침 왈자는 오락실에서 막 나오고 있던 심술이와 마주쳤어요.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왈자는 심술이를 잔뜩 노려보았어요.

"어! 와...왈자야, 지금 오니? 나 그만 가...갈게."

심술이는 왈자의 눈길을 피하며 슬금슬금 뒷걸음질쳤어요.

"심술이, 너 각오해! 그냥 안 둘 거야."

"그게 말야.... 에라 이럴 때 삼십육계 줄행랑이 최고다."

심술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집까지 도망쳐 버렸어요.

"야, 너 거기 서지 못해!"

'삼십육계'는 <육도>라는 병법책에 나오는 말이에요. 군사를 이끌고 싸

움을 할 깨의 36가지 계략을 말하죠. 그 중 마지막인 36번째는 상대방이

너무 강할 때는 달아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쓰여 있어요.

제나라의 장수 왕경칙이 군사를 일으켜 도성으로 쳐들어갔어요. 임금의

눈밖에 나자 선수를 쳐 반란을 일으킨 거지요. 그가 진격하는 도중 임금의

군사들이 퍼뜨린 소식을 들어 보니 왕경칙이 도망치려 하고 있다는 것이었

어요. 이에 왕경칙은 코웃음을 치며 소리쳤어요.

"단도제 장군은 갖은 계략 중에서 삼십육계 줄행랑을 으뜸으로 삼았다더

군. 네놈들이야말로 달아나는 게 상책일 것이다!"

단도제는 송나라의 명장으로 싸울 때 늘 도망치면서도 번번히 승리를 거

뒀기 때문에 '단공 삼십육계'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어요.

그러나 자신만만해하던 왕경칙은 임금의 군사들로부터 역습을 받아 크게

패하고 말았어요. 그 후 삼십육계 줄행랑이란 말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

로 전해지면서 후세까지 이어졌지요.

삼십육계 줄행랑이라면 비겁한 행동으로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도

망치는 게 무조건 비겁한 건 아니지요. 일단 위험을 피했다가 힘을 기른

다음에 싸우는 것도 한 전략이 될 수 있으니까요.

 

Posted by 빈블랭크

웃음이 담긴 재미있는 말 - 시치미를 떼다

 

옛날 어느 마을 사람들이 매사냥을 나섰어요. 우리 조상들은 야생의 매

를 길들여 사냥에 이용하곤 했어요.

"앗, 꿩이다!"

그 순간, 날쌘 매 한 마리가 공중으로 솟구치더니 꿩을 향해 발톱을 내

려꽂았어요. 꿩은 날카로운 매의 발톱에 꼼짝없이 잡히고 말았어요.

매의 주인이 축 늘어진 꿩을 주우려 하자 얌체 같은 사람 하나가 불쑥

나섰어요.

"이건 내 매야!"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이건 내 매라구!"

둘 사이에는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졌어요. 매 주인은 어처구니가 없었지

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어요. 매들의 생심새가 비슷했기 때문에 남의 매를

탐내 자기 매라고 우겨도 뾰족히 할 말이 없었어요.

"그러지 말고 매와 꿩 중에서 하나씩 고르게. 그리고 앞으론 시치미를

꼭 달게나."

"시치미라구요?"

"그렇다네. 시치미란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매의 꽁지에 달아

놓은 이름표지. 그러면 이런 일로 아옹다옹 다툴 일이 없을 것 아닌가?"

그 날 노인 덕분에 매 주인은 매를 찾을 수 있었어요.

며칠이 지난 뒤, 마을 사람들은 또다시 매사냥을 나왔어요. 물론 이번에

는 쇠뿔로 얇게 만든 이름표를 매의 꽁지에 하나씩 붙들어 매고서 말이에

요.

"시치미만 보면 누구 매인지 쉽게 알 수 있겠지? 이젠 싸울 일이 없겠구

나!"

매의 주인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 매를 쓰다듬었어요. 그러나 오

늘 역시 매 주인과 얌체 사이에는 또 싸움이 벌어졌어요.

"이 매는 내 거야!"

"시치미를 뗀다구 모를 줄 알고? 이건 내 매라구!"

매 주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소리를 질렀어요. 이번에도 매를 탐낸

얌체가 매의 시치미를 떼고서 자기 매라고 무구 우기고 나선 것이지요.

노인도 이제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듯 혀를 끌끌끌 차며 고개를 내저었

어요.

이렇게 해서 '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은 알고도 모른 척 딱 잡아뗄 때 쓰

는 말이 되었어요.

우리 주변에도 얌체처럼 시치미를 떼는 뻔뻔스런 사람을 간혹 볼 수 있

어요. 이런 사람은 시치미를 떼면 동시에 자기 마음 속의 양심도 함께 떨

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겠지요?

 

Posted by 빈블랭크

웃음이 담긴 재미있는 말 - 숙맥

 

주희는 중국 송나라의 훌륭한 학자예요.

훗날 사람들은 주희를 높이 기리어 '주자'라 부르며 공자, 맹자의 뒤를

잇는 유교 성인의 반열에 올려놓았지요. 그가 집대성한 성리학은 조성 500

년 통치의 바탕이 되는 등 우리 나라에도 큰 영향을 끼쳤어요.

어느 날 주희는 형을 앉혀 놓고 방바닥에 콩과 보리를 주르르 쏟았어요.

주희와 달리 주희의 형은 콩과 보리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모자랐어요.

"형님, 잘 보십시오. 요렇게 크고 둥들둥글하게 생긴 게 콩이란 말입니

다."

주희는 콩을 들고 자세히 설명했어요. 형은 질질 흐르는 콧물을 훌쩍이

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어요.

"아니.... 그건 보리 아닌가?"

주희는 답답했지만 형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어요. 주희가 이번에는 보

리를 들고 찬찬히 그리고 부드럽게 말했어요.

"형님, 이게 보리입니다. 보세요. 콩보다 작고, 생긴 것도 콩은 동글동글

한데 보이는 납작하죠."

주희는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콩과 보리를 설명했어요. 콩과 보리를 번

갈아 가며 한참 뚫어지게 쳐다보던 형은 그제야 구별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어요.

"음, 이제 알았어. 둥글고 큰 것이 콩이고, 약간 납작하고 작은 것이 보

리지?"

"예, 형님 맞습니다."

주희는 가르친 보람이 있자 마음이 흐뭇했어요.

다음 날이었어요. 주희가 형에게 부탁했어요.

"형님, 창고에서 콩 좀 꺼내다 주실래요?"

형은 얼른 창고로 들어가 주희가 얘기한걸 부대째 가져왔어요. 그런데

부대를 들여다본 주희는 할 말을 잊고 말았어요.

"형님...!"

"아니, 뭐가 잘못된 거야?"

"어제 그렇게 얘기해 주었는데도.... 형님, 이건 보리잖아요, 보리!"

형은 무안을 당하자 얼굴이 새빨개졌어요.

한자 숙어에 '숙맥 불변'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콩과 보리도 구별하지 못

한다는 뜻이지요. 여기서 콩과 보리를 한자말로 하면 '숙맥'이에요. 즉 주희

의 형처럼 콩과 보리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켜 숙

맥이라고 해요.

요즘에는 이 말을 서로 친숙한 사람끼리 애정이 깃든 핀잔으로 쓰기도

하지요.

Posted by 빈블랭크

웃음이 담긴 재미있는 말 - 찻잔 속의 태풍

 

'3.1운동에 참가한 독립 유공자를 찾습니다.'

어느 날 순돌이네 마을 게시판에 이런 공고가 나붙었어요. 당시 희생자

가 많이 난 마을이라 나라에서 보상을 해 주기 위한 것이었어요.

"독립 유공자라면 순돌이 아버지가 으뜸이지."

순돌이의 아버지인 김애국 씨는 한쪽 팔이 없어요. 3.1운동 ㄸ 앞장 서서

만세를 부르다 일제의 총칼에 잃었거든요.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가장 먼

저 애국씨를 독립 유공자로 추천했어요.

이윽고 담당 공무원이 애국씨를 찾아왔어요.

"안녕하세요? 이 마을에서 어떤 분이 3.1운동에 참가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나왔습니다."

애국씨는 오래 된 기억을 더듬었어요. 생각만 해도 일본놈들의 만행에

소름이 끼쳤어요.

"...그러니까 당시 죽은 사람이 수도 없지요.... 일본놈들이 얼마나 우리

민족을 괴롭히고 못 살게 굴었으면 힘 없는 백성들이 맨손으로 일어났겠어

요? 하지만 일본놈들은 아주 잔인했어요. 맨손에 태극기 하나만 들고 만세

를 부르는 사람들을 마구 총으로 쏘고 칼로 찔렀지요. 어린아이나 노인, 아

낙네라고 봐 주는 것도 없었어요. 닥치는 대로 죽이고 잡아 갔으니까요....

그 ㄸ 내 친구 하나도 일본놈들에게 맞아 죽었어요. 나는 다행히 팔만 하

나 잃고 살아났는데 죽은 사람들한테는 항상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그 때 이웃집 얌체씨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문을 열고 들어섰어요.

"저어.... 여기 독립 유공자를 조사하러 나온 공무원이 있다고 해서 왔는

데...."

얌체씨는 쪼르르 다가와 조사 나온 공무원 곁에 앉았어요.

"아, 사실은 저도 3.1운동 때 독립 만세를 부른 사람입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저한테도 물어 보세요. 그 당시에...."

얌체씨는 얘기를 하면서 애국씨의 눈치를 흘끔흘끔 보았어요. 사실 얌체

씨는 만세 운동에 참여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보다못한 애국씨가 따

끔하게 한 마디 했어요.

"여보게, 자네가 만세를 불렀다는 소리 처음 듣는데...? 동네 사람들이 다

참여할 때 자네만 혼자 빠지지 않았나?"

"아니, 무슨 소린가. 나도 그 당시 독립 만세 운동에 참가했네."

"그게 정말인가? 그런데, 왜 본 기억이 없지?"

"우리 집 뒷간(화장실) 있지 않나. 그 안에 들어가 목이 터져라 대한 독

립 만세를 불렀네."

옆에서 듣고 있던 공무원은 어이가 없었어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그렇게 했다면 그건 '찻잔 속의 태풍'이군요.

그건 독립 운동으로 보기가 어렵겠는데요."

얌체씨는 결국 창피만 당하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찻잔 속의 태풍'이란 아주 큰일 같지만 넓게 보면 아무것도 아닐 때를

비유한 말이지요.

 

Posted by 빈블랭크

웃음이 담긴 재미있는 말 - 꿔다 넣은 보릿자루

 

연산군은 백성을 다스리는 데에는 소홀한 채 술과 놀이만 일삼던 임금이

었어요. 임금이 백성을 돌보지 않자 나라는 점점 어지러워졌어요.

"허어, 왕께서 허구한 날 술과 계집의 치마폭에서 헤어날 줄을 모르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오."

"그러게 말이오. 옳은 말을 하는 신하는 멀리하고 간신들의 아첨에만 귀

를 기울이니.... 원, 참."

"뜻 맞는 사람끼리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소? 임금을 몰아 내든

지 해야지, 원."

"쉿! 누가 듣겠소. 자, 사람들 눈을 피해 조용한 데서 얘기합시다!"

연산군의 그런 행동을 보다못한 몇몇 신하들이 비밀리에 일을 꾸미기 시

작했어요. 그들은 성희안, 박원종 등으로 연산군을 몰아내고 나라를 바로잡

고자 뜻을 모았어요.

"오늘 밤 모두들 박원종의 집으로 모이시오. 마지막으로 내일 할 일을

점검해 보아야겠소."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다 모이자 성희안은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자 각자 어떤 일을 맡았으며, 준비에 차질은 없는지 돌아가면서 말해

보시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어요. 모두 다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오직

구석에 앉은 한 사람만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하지만 달빛

도 없는데다 비밀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촛불도 켜지 않은 터라, 그가 누

군지 알아볼 수가 없었어요.

성희안은 가만히 모인 사람들을 세어보았어요. 놀랍게도 모이기로 한 사

람보다 한 명이 더 많았어요.

"박 대감, 엄탐꾼이 들어와 있소."

박원종도 흠칫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염탐꾼이 있다면 내일 벌이기

로 한 큰 일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 모인 사람들도 하나도

살아남지 못하지요.

그러나 아무리 살펴도 염탐꾼은 보이지 않았어요.

"성 대감, 대체 누굴 보고 그러시오?"

성희안은 말없이 한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어요. 성희안이 가리키는

것을 바라보던 박원종은 껄껄 웃었어요.

"하하하! 성 대감, 그건 사람이 아니라 내가 내일 큰 일을 위해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요."

정말 자세히 보니 보릿자루였어요. 그런데 거기에 누군가 갓과 도포를

벗어 놓아 영락없이 사람으로 보였던 거지요.

"허허, 내가 너무 긴장했나 보군. 꿔다놓은 보릿자루를 사람으로 착각하

다니...!"

그 뒤로 어떤 자리에서 있는 둥 없는 둥 말없이 그저 듣고만 있는 사람

을 가리켜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다고 해요.

Posted by 빈블랭크

세상을 꼬집는 재미있는 말 - 토사 구팽

 

이 말을 풀어 보면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뜻이에

요.

옛날 한신이란 명장은 항우를 물리치고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에요. 유방은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 한신의 공을 높이 사

그를 초나라 왕으로 봉했어요.

그런데 한신의 명성이 높아지고 힘이 점점 커지자 유방은 은근히 불안했

어요. 게다가 한신이 반란을 꾀한다는 소문도 떠돌았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유방이 이런 명령을 내렸어요.

"내가 오랜만에 사냥을 즐기고 큰 잔치를 열 생각이니, 모든 제후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이도록 하시오."

사냥과 잔치 핑계를 댔지만 사실은 한신을 체포하기 위한 계략이었어요.

한신은 이 소식을 듣고 오랫동안 고민을 했어요.

'나를 노리고 있는 게 틀림없어. 이를 어쩌면 좋지? 가지니 붙잡힐까 두

렵고 안 가자니 더욱 큰 의심을 받을까 걱정이고...."

그 때 한신의 부하 하나가 말했어요.

"종이매를 처치한 다음 그의 목을 유방에게 갖다 바치면 의심을 풀 수

있을 것입니다."

종이매는 본래 항우 밑에 있던 뛰어난 맹장이었으나 항우가 죽은 후 항

복하고 한신의 밑으로 들어온 장군이에요. 그런데 유방은 종이매에게 원한

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한신의 밑에 있다는 말을 듣고 그의 목을 베어 올

리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였어요.

하지만 한신은 여전히 종이매를 숨겨 둔 채 명령을 따르지 않았어요. 항

복한 장군을 죽이는 것은 도리가 아닐 뿐더러 함부로 죽이기에 너무도 아

까운 장수였기 때문이지요.

어느 날 한신은 종이매를 찾아가 그간의 사정을 속 시원히 털어놓았어

요. 그러자 종이매는 몹시 화난 얼굴로 말했어요.

"유방이 그 동안 당신을 치지 못한 것은 우리 둘이 같이 있었기 때문이

오. 그런데 이제 유방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나를 잡아 갈 생각이라니....

차라리 내 스스로 목숨을 내놓겠소. 하지만 내가 없어지면 그 다음은 당신

차례라는 걸 명심하시오!"

이렇게 말하고 종이매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한신은 그 목을 가지고 유방을 만나러 갔어요. 그것으로 유방의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어요. 유방은 종이

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즉시 한신을 붙잡아 묶었어요.

'아, 종이매의 말이 맞았구나!"

한신은 뒤늦게 하늘을 우러러 탄식했어요.

"과연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고, 하늘을 나는 새가 떨어

지면 활을 부러뜨리고, 적국이 망하고 나면 장수들을 내친다더니, 그 말이

맞구나! 내 그 동안 유방을 도와 전쟁에 큰 공을 세웠건만 이제 천하가 평

정되었다고 나를 잡아먹으려 하는가!"

결국 한신은 토끼몰이가 끝난 사냥개 신세가 되고 말았어요.

따라서 '토사 구팽'은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쓰고, 필요가 없게 되면 가차

없이 버리는 비정한 인간 세상을 꼬집는 말이에요.

Posted by 빈블랭크

세상을 꼬집는 재미있는 말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TV를 보던 아버지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어요.

"저런, 쯧쯧쯧.... 회사에서 모범 사원으로 알려진 사람이 회사의 공금을

가로채 도박으로 엄청난 돈을 날렸다니....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따로

없군."

이 때 촉새가 끼여들었어요.

"아빠,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무슨 말이에요?"

"응,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 인격자를 말하는 거야."

"응.... 그러니까 착한 척하면서 나쁜 짓을 하는 사람 말이군요."

"그렇지."

"그럼 둘은 어떤 사이였어요? 친구 사이였어요?"

"아냐, 틀렸어."

"아, 알았다! 둘이 애인 사이였는데 성격이 안 맞아 매일 싸웠구나?"

"에구.... 녀석이 자꾸 엉뚱한 소리만 하네. 둘은 서로 다른 사람이 아니

라 같은 사람이야. 평소엔 인품이 훌륭한 지킬 박사로 지내다가 어떤 때는

흉악한 하이드 씨로 변하는 거야. 그러니까 한 마디로 두 얼굴을 가진 사

나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아아, 그럼 우리 반 뺀질이 같은 애도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겠네요?"

"아니, 왜?"

"걔는요, 청소 시간에 뺀질뺀질 놀다가도 선생님이 오시면 열심히 하는

척하거든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원래 영국의 소설가 스티븐슨이 1886년에 발

표한 작품 제목이에요. 작가가 열병을 앓고 있을 때 꾸었던 꿈을 기초로

쓴 소설이라고 해요.

과학자인 지킬 박사는 어느 날 선인과 악인 사이를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약을 발명하게 되지요. 지킬 박사는 원래 덕망이 높은 분이었지만, 악

인으로 변하는 약을 먹으면 아주 추악한 하이드 씨로 변하여 오만 가지 추

하고 끔찍한 일들을 저질러요. 그러다 결국 선인으로 돌아오는 약이 떨어

지자,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고 자살에 이르는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는 이

야기예요.

이 소설은 발표 당시 커다란 인기를 얻었어요. 그래서 흔히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이중 인격자를 나타내는 대명사처럼 쓰이게 되었지요.

부랑자와 고아들을 위해 맡긴 성금을 개인 호주머니에 챙긴 종교인을 비

롯하여 간첩으로 판명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대학 교수, 어느 날

갑자기 강도로 둔갑한 경찰관, 밀수꾼 노릇을 한 무역 회사 사장 등 우리

주변에서도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Posted by 빈블랭크

세상을 꼬집는 재미있는 말 - 판도라의 상자

 

"에이, 판도라의 상자가 따로 없군!"

촉새네 아빠는 신문을 보다 말고 혀를 끌끌 찼어요. 부엌에서 음식을 준

비하던 엄마가 돌아보았어요.

"무슨 얘기가 실렸길래 그래요?"

"이번에 터진 정치권 비리 얘기지, 뭐.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했는데 파헤

치면 파헤칠수록 떳떳지 못한 검은 돈 거래와 여러 가지 부정한 일들이 마

구 쏟아지고 있군 그래."

옆에서 얘기를 듣고 있던 촉새가 끼여들었어요.

"아빠, 판도라는 무슨 과일이에요?"

촉새의 뚱딴지 같은 질문에 아빠는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저도 TV에서 봤어요. 사과 상자에 뭉칫돈을 담아서 검은 돈 거래를 했

다면서요. 근데 사과 상자는 알겠는데 판도라는 무슨 과일인지...."

"하하하...."

"호호호...."

촉새의 말을 듣고 엄마와 아빠는 배꼽을 잡고 웃었어요.

"판도라는 과일 이름이 아니야.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

초의 여자란다."

"그럼, 그 여자의 상자 속에도 돈이 가득 들어 있었어요?"

"허허허.... 이 녀석이 점점 엉뚱한 소리만 하네. 신화에 보면 맨 먼저 만

들어진 인간은 남자였어. 인간들은 처음에는 신의 말에 잘 따랐지. 그런데

점차 난폭해져서 전쟁을 일삼게 되었던 거야. 신들의 왕인 제우스는 이를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화가 났지. 그래서 인간을 혼내 주려고 인간에게서

불을 빼앗아 버렸던 거야. 그런데 프로메테우스라는 신이 인간을 불쌍히

여기고 다시 불씨를 훔쳐 인간에게 가져다 주었어. 이 사실을 알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큰 벌을 주었지. 그런 다음

인간에게도 벌을 주기 위해 여신의 모양을 본떠 흙으로 판도라라는 여자를

빚게 했어. 그리고는 그 여자에게 아름다운 얼굴뿐 아니라 간사한 마음씨

와 말재주도 함께 불어넣었어. 그런 다음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

스에게 데리고 갔는데, 에피메테우스는 판도라를 보고 첫눈에 반해 판도라

를 아내로 맞이했던 거야. 판도라는 제우스로부터 받은 선물 상자를 하나

갖고 있었지. 그 상자는 절대로 뚜껑을 열어 봐서는 안 되는 상자였어. 그

런데 판도라는 호기심이 많았어. 어느 날 남편이 일하러 간 사이 그 뚜껑

을 열어 보았던 거야. 그랬더니 거기서 괴상한 연기와 함께 온갖 고통과

재앙, 질병 등이 튀어나왔지. 놀란 판도라가 얼른 뚜껑을 닫는 바람에 상자

속에는 '희망'만이 남게 되었어. 오늘날 인간이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희

망을 버리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란다. 그 상자는 제우스가 인간을

벌주려고 만든 것으로 괜히 건드렸다가 온갖 재앙과 나쁜 일들이 수두룩하

게 생기는 것을 보고 판도라의 상자라고 말하는 거야. 아빠가 아까 신문에

서 본 정치권 사건도 만찬가지고.... 이제 알겠니?"


Posted by 빈블랭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