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여고삐리에게 삥뜯기구 있다..3

 


"다시 한번 말해봐.... 너.. 나한테 뭐 사오라고 했엇...!!"


그녀의 학교 안까지 들어간 나는.....

그녀를 앞에 둔 체로 언성을 높이며.. 그렇게 말문을 열었다.....


근데... 그녀의 표정이 이상했다......


내가 그렇게까지 언성을 높였으면... 적어도 그녀의 반응은....

'기분이 상하거나..' '오히려 대들거나..' 그 둘 중의 하나여야 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뭐랄까... 어떤 '안도감'이나 '기쁨'...

그에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거였다......


마치 내가... 이처럼 그녀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면.....

무지하게 서운해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듯... 잠시간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던 그녀는......

조금은 호전적으로 내게 말을 건넸다........


"올~~ 이런 터프한 구석도 있었네........ '부탄가스'라는 말 한번만 더 했다가는...

날 치기라도 할 분위긴데....... 후훗......"

"뭐야...!! 그래... 네가 한 말에 대해... 니가 잘못을 느끼지 못한다면......

널 칠지도 모르지......"


"푸캬캬캬.. 좋아..... 그럼 따라와........."

"뭐...?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어딜 따라오라는 거야........?"


"날 치기라도 할거라며.....?? 너.. 여고 안에서.... 그것도 수많은 여고생들 앞에서...

나랑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싸우면... 쪼발릴 것 같지도 않냐.....??"

-_-;;


주위를 살펴보니... 어느새 우리 주변에는 많은 여고생들이 몰려와 있었다.......

하기사 여고 안에... 남자가 들어와 있다는 것도 이상하거니와.....

들어와서 언성을 높이며.. 여고생과 말다툼을 하고 있는 것도 이상해 보였으리라......


이 상황에서 정말로 그녀와....

머리카락이라도 쥐어뜯으며 싸우게 된다면.....

(-_- )( -_-)(-_- )( -_-) 도리..도리.... 생각하기도 싫다........;;


일단 나는.... 그녀를 따라가기로 했다......


그녀는... 학교를 벗어나더니....

근처의 주택가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대체 어디로 가자는 거야.....!!"

"따라와.... 다 와가니까..... 맞짱 뜨기에는 최고의 장소지... 흐흐..."


그녀의 음흉한 웃음소리가...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설마.. 내가 그녀에게... 종나 뚜드려 맞기라도 하겠는가.........;;


작은 골목길을 조금 더 걸어가더니........

그녀는 마침내..... 어느 빌라의 지하 주차장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여기야.... 어여 들어와......... 후훗.... 아주 죽여주지...... 흐흐흐....."

-_-


나는 지하 주차장으로 그녀를 따라 들어갔고......

내가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내 입술 사이로 자그마한 탄식이 나왔다.......


"아씨.. 좃됐다..........;;"


그 지하 주차장 안에는..... 그냥 딱 봐도... '양아치'임을 알 수 있는 여고생들이......

열댓 명이나 모여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바로 그곳 주차장은.... 그 양아치 여고생들의 '아지트'였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내 머리 속에 내일의 조간 신문에 날 기사가 떠올랐다.....


"어제 저녁.. 절세美男인 고모군은......

모 지역 지하 주차장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큭... 어무이..........흐흑.......


하지만...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질 않았던가.......

일단 나는.... 주변의 정세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곳에 몰려있던 여고생들은..... 동물원의 원숭이 바라보듯.....

잠시금 날 바라보더니.......


그들 중 한명이.......

날 데리고 온 그녀에게.. 내가 쉬이 이해할 수 없는 말을 꺼냈다......


"저 남자냐.....?? 매일같이 학교를 빠지던 니가.... 요즘 학교를 자주 나가는 이유가.....??"


그 말을 들은 그녀는.... 잠시금 희미한 웃음을 짓더니.......


"자... 다들 봤지........?? 이제 의심 없을테니......... 나 당분간 모임 안 나온다......

약속은 약속이니.... 이견 없을거라 믿는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내 쪽으로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더니.....

내 귀에 자신의 입을 대고는.... 소곤히 말을 꺼냈다........


"여기서 나랑 맞짱뜰래..... 아님 일단 여길 나갈래........??"


난... 아주 조용하고도 재빠르게 대답 해 주었다.......


"빨리 나가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그곳에서는 정말로 싱겁게 나올 수 있었지만.....

잠시금 나는.. 몇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그녀가 양아치 여고생들에게 한 약속이란게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했지만.....

그녀가 요즘 학교를 매일 같이 나왔던게 나 때문이라는 그 말이....

좀처럼 이해될 수가 없었던 거였다.......

 


그곳을 빠져나온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했다.........


잠시금 난... 그녀를 힐끔 바라다보았다......

코에 걸린 코거리는 그대로였지만.....

그녀는 무슨 생각을 그리 깊게 하는지... 그 어떤 표정도 없이 걸음만을 걷고 있었다....


왜인지 그녀의 표정에서..... 우울함 같은 것이 느껴져 왔다........


나의 시선이.. 그녀의 볼을 따갑게 했던 것일까......

그녀는 갑자기 날 '휙'하니 보더니...


"뭘... 꼬라봐...... 십새야........!!"


라고 말하더군.........-_-;;

우울하게 보였다는 아까 그 말은.... 취소다..........;;

 


그녀와 함께 있을 때마다 내가 느끼는 것은.....

우리 주변을 지나다니는 많은 이들이...

항상 우리를 한번쯤은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간다는 것이다........


짧은 머리를 염색한 거야 그렇다 치고....

그녀의 코걸이만은... 너무도 튈 수밖에 없었던 거였다......


나는 조금은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저기 있잖아.... 그 코걸이 좀 떼어내면 안되니......??"

"후훗.... 왜... 코걸이 한 여고생이랑 같이 다니니.... 쪽 팔리냐.......??

너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런 이유야.....??"


왜인지... 그녀의 말에서.....

알 수 없는 '뼈'같은 것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조금은 진실되게... 말을 건네주었다.......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근데 말이야 나는.....

삐뚤어진 시선을 가지고 있는 세상 사람들이.... 너를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지나가는게 싫어... 너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적어도 그 사람은 너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나의 진실된 마음이 통했던 걸까.......

내 말을 전해들은 그녀는.... 잠시금 깊은 생각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마침내..... 내게 답변을 해 왔다.........


"근데... 너.... 왜 아까부터 자꾸 나한테 반말까냐.........??"

-_-


내 마음이 통했다는 말은.... 취소다...........;;


"내가 나이가 너보다 몇 개가 더 많은데..... 좀 이상한 거 같지 않냐.......??

나는 너에게 말 올리고.... 너는 나한테 반말까고......."

"후훗... 나이 많은게 자랑이냐........?? 너... 아까 지하 주차장 다시 갈래......??

-_-


다시 생각해보니.... 말 올려주는 것이 그리 나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는 또다시...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그 생각이 정점에 이르렀는지..... 다시금 내게 말을 건넸다......


"너 조금전에 나한테 그랬지..... 코걸이 한 나와 다니는게 쪽팔린거 보다는......

삐뚤어진 세상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게 싫었다구....

그럼 너... 나하고 내기 하나 하자....... 네가 이기면 앞으로 나도 너한테 존대말 써주지...

또한 나도 더 이상 코걸이하고 다니진 않을게....

대신 내가 이기면.... 너도 지금 당장... 네 코 뚫러 가자....... 어때.......??"

"무... 무슨 내긴데........??"


"여기서부터 달리기 시작해서.....

저쪽 앞에 있는 정육점까지 누가 먼저 달려가는지 시합하는거야....."


내가 구지 그런 내기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녀가 코걸이를 때던 안 때던... 존대 말을 써 주던 안 써주던...

그것이 내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기 시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후훗... 미리 말해두지만.... 고등학교 시절 나의 100m터 단거리 주파 시간은...

12초 F를 끊었었다.......

혹여 그녀가 육상부 학생이라도... 내가 그녀에게 질 확률은 전혀 없는 것이다.....


어짜피 이길 내기라면......

뭐 그녀를 위해서라도... 해 주는 것이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감에 찬 나는..... 그녀에게 대답해 주었다.......


"너... 지금 한 약속... 어기기 없기다.........요.."

"너나 약속 어기지마........."


그렇게 우리의 내기는 시작되었다......


한줄로 선 우리는..... '하나 둘 셋'을 외치기 시작했고......

'셋'이란 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나는 초스피드로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뛰어 나가려는 찰나.......

그녀는 나의 발아래..... 자신의 발을 사뿐히 가져다 놓았고........

나는 그녀의 발에 걸려... 아주 시원하게도 자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쿵~~*"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서서히 정육점을 향해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재빨리 다시 일어나..... 다시금 열심히 뛰어봤지만.......

그녀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너 그런게 어딨어.....여...?"

"뭐가......?"


"발 걸어 넘어트렸잖아........여....."

"나는 분명 정육점까지 먼저 가는 사람이 이기는 걸로 했지....

발 걸어 넘어트리면 안 된다는 얘기는 한적 없었어......."


"컥......"

"변명 대지마...... 니가 진 건 진거니까........... 자.... 코 뚫으러 가자..........!!"


그녀는.. 나의 오른손을 잡아끌기 시작했고......

난 눈물을 머금으며..... 코를 뚫어준다는 어느 보석상집 앞까지 끌려오고야 말았다......


그녀는 희미한 웃음을 짓더니...... 내게 말했다........


"남자 X끼가 한번 한 말 되돌리진 않겠지....?? 네가 한말이니까... 네가 책임져.......

자.. 어여 들어가자구..... 가서 이쁘게 코 뚫자고........."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크..... 이 나이 먹어서..... 코 뚫고 돌아다닌다고 생각해봐라..........

이건 정말 정신나간 짓이다.........;; 차라리 아까 간 지하 주차장에 다시 가자면 갔지...

어떻게 내가 코를 뚫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이 사태를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를.....

종나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시간이 조금 길어지자......

나의 머뭇거리는 행동은... 그녀의 눈에 확연히 띄게 되었다.....


갑자기 그녀의 얼굴 표정이 바뀌어 지는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주 조용하면서도 차갑게....

나의 심장을 찢어놓는.. 말을 던져 놓았다......


"훗..... 삐뚫어진 사람들이 날 그런 눈으로 보는게 싫었다구.......?

후훗...... 위선 떨지마....... 너는 니가 성인군자라도 되는 듯 얘기하는데.........

니 꼴을 봐.... 결국은 위선뿐이지......... 재수 없는 X끼............"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뒤도 돌아안돌아보고..... 서서히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에 당황한 나는......

한순간 꼼짝할 수가 없었고.........


그러한 내 머리 속에는....

그녀가 말한 그 '위선자'라는 한 단어가 끊임없이 메아리 치기 시작했다.....


뭔가가 많이 잘못된 것 같았다.........


내가 괴롭다기보다는....

왜인지 내가..... 한 사람의 가슴을 찢어 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난.... 그 느낌을 견딜 수 없었고.......

멀어져 갔던 그녀 쪽으로..... 내 몸을 힘껏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속-

ps: 1. 오늘의 내용 중에 조금 이상한게 있지 않나요.....?? 네.. 잘 아시는군요......

제가 그녀에게 반말을 깠다는 거죠... 사실 지금도 그녀에게 말을 올려주기는 하지만....

글에서 만이라도 반말을 까고 싶다는 저의 간절한 바램이 있지요........-_-;;


2. 그녀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바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아 X발.... 학교 늦었다.......;;"

Posted by 빈블랭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