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이/의학 상식2012. 3. 13. 21:00


  암은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면서 동시에 서구에서는 두 번째로 흔한 사망
원인이다(생명을 앗아가는 원인으로 단연 으뜸가는 것은 관상동맥성 심장질환이다).
  영국에서는 해마다 25만 명이 새로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있다. 한 개인이 일생
동안 한 번은 암에 걸릴 확률이 평균 1--3에 달한다고 한다.
  불행하게도 영국 여성의 암 사망률이 유럽 전체 여성들 가운데 가장 높다. 그런가
하면 지중해 연안 사람들은 그들의 독특한 식습관 덕택에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발병률뿐만 아니라 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유럽에서 가장 낮다.
  전체 암 환자의 70p가 60세 이상의 노년층이지만, 3-13세 사이 어린이가 사망하는
원인 가운데 암-그 중에서도 백혈병이 가장 많다-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암'이란 모든 종류의 악성 종양을 통칭하는 말이다. 암을 뜻하는 영어 단어
'cancer'는 '게'를 뜻하는 희랍에 'karkinos'에서 온 말이다. 고대 희랍의 의사들이
많이 진전된 유방암의 들쭉 날쭉한 모습을 보고 가슴에 게가 붙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암을 임상적으로 대충 정의하자면, 인체내에서 이상 조직이 생겨나(신생물,
neoplasm) 주위의 조직을 침범하고, 나아가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장기에까지
전이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90p가 피할 수 있는
인자들에 의해 암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에는 흡연, 음주, 식습관, 성행위,
직업, 공해, 또한 어느 나라에 사는가, 도시의 어느 쪽에 사는가 하는 지리적인 조건
등도 포함된다.
  영국인의 암 관련 사망건수의 1--3은 흡연이 그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제는 의사들이 사망진단서의 서명란에 '흡연'이라고 쓰는 것이
공식적으로 허용될 정도로 흡연과 우리 수명과의 관계는 직접적이다.

    118. 가장 흔한 형태의 암은?
  영국에서는 폐암이 전체 암 발생건수의 17-20p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4반세기 동안 담배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남성의 폐암 발생률이 무려 125p나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는 남성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제 폐암은
유방암을 제치고 영국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영국에서는 매년 4,200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에 걸린다. 그러나 자궁경부 검사법이
발달하면서 발생건수가 차츰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암에 가장 걸리기
쉬운 사람들이 오히려 자궁경부암 검사를 소홀히 하고 있는 듯하다. 심각한
자궁경부암 환자의 2--3가 이전에 자궁경부 도말검사를 받아 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하니 말이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는 자궁경부암이 유방암 다음으로 여성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암이다. 전세계에서 매년 약 50만 명의 여성이 새로 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 그 가운데 77p가 개도국 여성들이다.
  대장암-직장암과 결장암-은 영국 웨일스와 잉글랜드 지방만을 놓고 볼 때 전체 암
사망자의 11p를 차지하고 있으며, 피부암과 유방암도 각각 10p에 육박하고 있다.
  피부암 발생건수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전이가 아주 빨리 일어나는 암인 악성
흑색종은 전체 암 발생건수의 2.5p를 차지하고 있다. 직사광선에 노출시키는 것이 이
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119. 암은 유전되는가, 아니면 감염되는가?
  어떤 암은 전염 매개체와 연관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발견되었다. 자궁경부암은
본인이나 남편이 여러 사람과 성행위를 갖는 여성에게 더 잘 발생한다. 일생 동안 6명
이상의 남성과 잠자리를 같이한 여성이 자궁경부안에 걸릴 위험은 섹스 상대가 단
한명밖에 없거나 아예 없는 여성에 비해 14배나 높다. 3-5명의 섹스 상대를 갖고 있는
여성은 이 암에 걸릴 위험이 8배 더 높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볼 때 자궁경부암은 섹스와 관련된 어떤 전염 매개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한때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하나가 그 범인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여러 성병 사마귀 바이러스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어떤
매개체와 결합하여 이 암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어떤 악성 세포에서는 바이러스 입자가 발견되는가 하면 다른 악성 세포에서는
바이러스의 RNA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유전인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희귀한 종류의 한 결장암을 비롯한 몇몇 암은
가족들에게 대물림을 하기도 한다. 어머니나 자매, 딸 중에 유방암을 앓은 사람이
있는 여성의 경우 가까운 친지 중에 유방암을 앓은 사람이 없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두 배로 높다. 최근에 이루어진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렇게 여자
친척들 가운데 유방암 경력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서 동시에 남자 형제나 아버지, 아들
가운데 누구가 전립선암을 앓은 적이 있는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4배나 높다고
한다. 물론 이 경우도 유전인자가 아니라 전염체가 개입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암 유전인자 중의 상당수가 이제 그 정체가 밝혀졌으며 DNA구조도 알아내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는 암 유전인자의
'스위치를 끊어 버림으로써' 암이 아예 발병하지 못하도록 하고, 나아가 한번 치료된
암은 다시 재발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개발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에 유방암의 원인이 17번 염색체의 작은 일부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앞으로 2년 안에 유방암 환자를 상대로 하는 혈액검사법이 개발되어 유방암
환자 11명 가운데 1명꼴로 그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0. 암의 치료법은?
  암의 종류에 따라 당연히 그 치료법도 달라진다. 화학 요법으로 쉽게 치유되는 암이
있는가 하면 방사능 치료에 특히 약한 암도 있다. 또 호르몬 의존적인 암도 있어서
항에스트로젠이나 다른 호르몬으로 병든 조직을 '녹여 버릴' 수도 있다.
  많은 경우 수술(외과용 메스나 레이저를 이용하여)로 종양 덩어리를 제거한 후
화학요법과 방사능 치료 중 어느 한 가지나 두 가지를 병행해서 실시한다. 요즘은
유방암의 경우 유방절제술을 행하기보다는 '종양절제술'만을 한 후 방사능 치료,
호르몬 조작, 화학요법 등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전체 암 환자의 50p는 방사능
치료를 받게 된다. 근래에는 조영술이 발달해 악성 조직만을 정확하게 겨냥해서
방사능을 쬐게 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훨씬 그 부작용이 줄어들게 되었다.
  또한 필요한 지점에 방사능을 정확하게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방사능 침
이식법도 널리 쓰이고 있다.
  암 관련 분야야말로 의학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다. 항암
효과는 강력하나 독성은 적은 화학물질들과, 이 물질들을 특정 항체에 결부시키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렇게 항체와 항암물질을 결부시킬 경우, 항체가
화학물질을 싣고 몸 안을 이리저리 다니다가 항체 스스로 '외부물질'이라고 인식하는
종양 세포에 화학물질을 정확하게 가져다 주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조직은 전혀
약물의 영향을 입지 않는다.
  유전학 분야에서도 놀라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거의 매일같이 새로운 암의
유전자 부호가 해독, 분리되고 있어 그것을 이용하여 새로 유전자를 배열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암 유전자의 기능을 끊어 버리거나
표현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다면 머지않아 암도 과거의 병으로 남게 될 것이다.

    121. 자궁경부 도말검사란?
  놀랍게도 자궁경부 도말검사를 처음 받고는 '그게 뭐지요?' 라고 묻는 여성이 무척
많다. 그 검사 과정을 들어 보면 다소 당혹스럽게 느낄수도 있지만, 정작 검사를
받아보면 처음에 기구가 들어갈 때 금속성의 차가운 느낌이 좀 든다는 것 외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전체 검사 과정은 피검자에게 편안하게 느껴져야 한다. 몸을 이완시키지 못해
근육이 잔뜩 경직되어 있을 때는 기구가 조금씩 조금씩 들어갈 때마다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며, 필요하다면 질 크기만한 아주 작은
기구를 사용할 수도 있다.
  금속으로 된 기구(질경)를 질 속으로 살며시 삽입하여 자궁경부가 보일 때까지 질
벽을 벌린다. 그리고는 먼저 자궁경부에 빨갛게 부은 곳이나 병변은 없는지 살펴본다.
다음으로 나무 주걱 같은 기구를 자궁경부까지 넣어 360도 한 바퀴 돌리면서 표면의
세포들을 채취하는데, 그때도 통증은 전혀 없다. 채취가 끝나면 질경을 제거한다.
  채취한 세포는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도말 표본을 만든다.

    122. 자궁경부 도말검사는 반드시 받아야 하는가?
  성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든 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35세 이상인 여성이
아직 한 번도 이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면 하루라도 서둘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검사로 종양이 악성으로 발전하기 전에 '비정상적인' 세포를 쉽게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2000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생명을 잃고 있다.
정기적으로 이 검사를 받고 적당한 치료를 한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검사를 얼마만에 한 번씩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론이 분분하다. 일
년에 한 번 정도면 족하다고 믿는 전문가들이 있는가 하면, 5년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다.
  제일 현명한 타협안(그리고 세게보건기구의 권고사항이기도 한)은 25-60세 사이의
여성이면 누구나 3년마다 한 번씩 이 검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검사 결과 어떤 것이든
비정상적이 세포가 발견 되었다면 좀더 자주 검사를 받으면서 관찰해 보아야 한다.
특히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통틀어 섹스 상대가 3명 이상인 여성이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8배나 높다. 그리고 섹스 상대가 6명 이상이면
14배가 높다. 후자에 속하는 여성은 매년, 최소한 3년에 한 번씩은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흡연자도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다.
  검사 결과 비정상적인 세포가 발견되었다든지, 또는 성병 사마귀를 앓은 적이 있는
여성은 검사 결과가 3년 동안 연속해서 정상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해마다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이후에는 검사 간격을 좀더 넓게 잡아도 된다.
  또한 이 검사는 가급적 생리주기 한가운데(생리 시작일로부터 2주일 후쯤) 받는
것이 좋다.

    123. 자궁경부 도말검사 결과 비정상이라는 판정이 나왔을 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이 검사는 세포의 변화(이형성,dysplasia)를 조기에 발견해 내는데 그 목적이 있다.
비정상적이라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는 암이 아니므로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염증이나 칸디다 같은 감염에 의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저하기 말고 의사에게 정확하게 무엇이 비정상인지, 그 비정상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라.
  정상적으로 보이는 세포와 자궁경부암에 해당하는 이상세포 사이에는 일종의
스펙트럼같이 연속적인 변화 과정상에 놓여 있는 세포들이 존재한다.
  그 중 '가벼운 이형(mind dysplasia)'이라고 판정받은 세포는 곧잘 정상세포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 경우 병원에서 자궁경부 내부의 현미경검사(질확대경 검사,
colposcopy)의 이형이 발견된 여성은 대개 질확대경 검사와 조직검사를 받게 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응급 상황은 아니므로 지나치게 두려워할 것은 없다. 이 정도의 세포
변형은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다. '심각한(severe)'
이형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또 그렇게 되더라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이후에도 자주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심각한 정도의 이형이 발견된 사람은 급히 질확대경 검사와 조직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정도라면 세포 변화가 많이 진척되어 있으며 변화를 일으킨 세포수도
많기 때문이다. 세포들은 이미 분화의 능력을 잃어 정상으로 돌아가지도 못한다. 초기
암의 징후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신속히 심각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도말검사 결과 비정상이란 판정을 받고 질확대경 검사를 받을 때까지는 반드시
피임을 계속해야 한다. 만약 임신이 되면 치료가 훨씬 더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피임약 복용을 그만두고 다른 피임법을 사용하라고 권고하는 전문가도 있다.
호르몬들이 어떤 세포 변화를 촉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124. 질확대경 검사는 어떤 것인가?
  질확대경 검사 과정은 자궁경부 도말검사 과정과 흡사하다(121항 참조).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20분 정도이며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로 질경을
삽입한 후 밖에 설치되어 있는 현미경을 통해 관찰하는 것이다.
  먼저 자궁경부에 아세트산 희석액(식초)을 바른다. 이렇게 하면 세포 변화가
진행중인 지점의 단백질이 응고 되면서 비정상적인 세포나 성병 사마귀의 바이러스가
하얗게 변한다. 때로는 자궁경부에 아세트산 대신 요드 용액을 바르기도 하는데,
이렇게하면 비정상적인 부분만 갈색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서 현미경으로 가장 비정상적인 부분을 확실히 눈에 띌 때는 당장 그
자리부터 도말검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치료를 실시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개 조직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결과에 따라 치료를 한다.
  치료는 비정상적인 세포만을 집중 공격하여 죽이는 것인데, 레이저 광선이나 더
일반적으로는 투열요법(고주파 전류가 조직을 통과할 때 생기는 열로 치료 효과를
노리는 요법)을 쓴다. 때로는 자궁경부의 원추꼴 부분을 잘라내어 검사하는
원추형(cone) 조직검사를 하기도 한다. 이 방법은 현미경 검사에 필요한 조직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너무 많이 잘라낼 경우 자궁경부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다음번 임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국부마취를 한 후 시술해야 한다.
  검사할 때 별다른 통증은 없다. 다만 생리통이 아주 심할 때와 비슷한 '경련성'
통증 정도가 올 수는 있다.

Posted by 빈블랭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