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이/의학 상식2012. 3. 13. 08:00


  질은 인체에서 자정력이 가장 뛰어난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 분비물
때문에-양이 너무 많다든지 악취가 난다든지 하는 이유로-고민하는 여성이 의외로
많다.
  병원에서 분비물 검사를 받아 보아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분비물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과정에서 세균들이 거의 살아남지 못해 검사자의 눈에
띄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질 분비물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되면, 최신형
현미경을 갖추고 있는 비뇨생식기 전문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아울러 자궁경부의 스와브(swab)로 비특이성 요도염의 감염 여부도 알아볼 수 있다.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면, 건강한 질 분비물은 주로 세균과 죽은 질 내벽 세포, 경관
점액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에 따라 정자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감염되었을
때는 분비물에 푸른빛을 띠는 고름이 섞여 있기도 하고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기체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질에서 가장 잘 번식하는 세균은 고급 요구르트에도 들어 있는 호산성 유산
간균이다.
  질에 서식하는 세균은 대부분 산소가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호기성 세균이다.
그리고 저산소 상태에서 잘 자라는 혐기성 세균들도 약간 존재한다. 그런데 혐기성
세균이 과잉 번식하면서 호산성 유산균을 ㅉ아내게 되면 질 속 세균들의 균형이
파괴되면서 분비물의 양이 많아지고 냄새가 나기도 하며 심한 경우 통증을 수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불균형을 원상태로 회복시키는데 특히 효력이 있는 약품은 몇가지 안
된다. 메트로니다졸(구토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절대 알코올과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과 코아목시클라브(강한 농도의 페니실린 제제)같은 약품이 그에 속한다.

     57. 질 분비물의 양이 과다할 경우 그 원인은?
  어느 유명한 부인과 의사(그는 남자다)가 만약 여성에게 질 분비물이 없었다면
여성들은 걸을 때 삑삑 하는 소리가 났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질 분비물이 지나치게 많다고 호소해 오는 여성들을 검사해 보면, 치료를 요할
정도의 이상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경우는 '생리적인'현상-즉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임신을 했다거나 피임약을 복용중이라든지
해서 체내 에스트로젠치가 높을 때 특히 이런 생리적인 질 분비물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대개 그것은 자궁경부미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는 자궁경부의 내막을
정상적으로 덮고 있는 자궁경부 내막 세포들이 과잉 증식하면서 질 쪽에서 경부를
보호하고 있던 세포들을 몰아내 버릴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궁경부 내막 세포들은
원래 경관 점액을 분비하므로, 자궁경부미란이 생기면 경관 점액을 분비하는 세포의
수와 생리적인 분비물의 양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프로제스테론이 많이 들어 있는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는 중이라면 반대
증세-질 건조증-로 고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질 분비물로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면
섣불리 포기하기 전에 몇몇 상표의 피임약을 바꿔 가며 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외에도 칸디다증, 트리코모나스, 가드네렐라 등 부인과적인 냄새 등의 증세가
있을 땐 일단 이러한 질병에 감염된 것이 아닌가 의심해 보아야 한다. 1차 포진(1차
감염)때는 묽은 분비물이 다량 생기면서 강한 통증이 있다. 그러나 재발하더라도
자궁경부에만 염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별 자각 증세없이 단지 묽은 분비물의 양이
많이 늘어나는 것이 깨달을 수 있을 뿐이다. 동독요법으로 포진을 치료한 여성이
많다고 한다.
  일단 질 분비물의 양이 늘어났다 하면 클라미디아(NSU, 비특이성 요도염)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자세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성병의 일종인 이 병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골반염이나 불임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병은 종종
뚜렷한 증세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되곤 한다. 세균이 너무 작아 웬만한
현미경으로는 잘 보이지 않으며 실험실 배양도 어렵기 때문에 자궁경부 스와브를 떠서
면역학적인 방법으로 검사를 해야 비로소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검사하려면 보통 몇
일씩 걸리게 마련이다. 일단 이 병에 감염되었다고 의심이 되면 의사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항생제를 처방해 줄 것이다. 이 병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치료를 받는
편이 이 병에 걸렸으면서도 치료를 받지 않는 편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곰곰이 따져 보라. 혹시 분비물이 많아진 것이 콘돔 사용을 중단한
시기와 맞아떨어지지는 않는가!

    58. 질 분비물에서 냄새가 나는 원인은?
  질 분비물은 원래 아래와 같은 고유한 기능을 갖고 있다.

  질 내벽 세포들이 지나치게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 준다.
  찰상을 방지한다.
  질의 세정작용
  성교시 윤활유 역할
  감염 방지
  남성을 성적으로 유인하는 매개물

  맨 마지막의 두 가지 기능 때문에 여성 특유의 냄새가 나기도 한다. 질 분비물이
감염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그 속에 서식하는 인체에 이로운
바이러스를 통해서이다. 이들 바이러스도 그들 나름의 대사와 배설 작용을 하는데
냄새가 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병원체가 침입하면 신선하고 약간은 감미롭기까지 하던 분비물의 냄새가
악취로 변하면서 분비물이 하얀 젤 상태로 된다. 가장 심한 악취가 나는 것은
가드네렐라나 박테로이드와 같은 혐기성 균들이며 칸디다는 효모와 비슷한 약간
시큼한 냄새를 풍긴다. 어떤 여성들에게는 실제로 질에 효모가 번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냄새가 좀 나는 것을 제외하면 큰 문제가 될 게 없으며 조금만 치료하면 곧
사라진다.
  질과 항문을 둘러싸고 있는 피부에는 겨드랑이 밑에 있는 것과 같은 특별한
땀샘들이 분포되어 있다. 이곳에서 기름기 많은 액체가 소량 분비되는데, 이 액체는
피부 표면에 도달할 때까지 특별히 어떤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이
분비액들이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될 때 특유의 냄새가 나게 된다. 이들
아포크린선들은 스컹크나 사향노루 등과 같은 하등 포유동물들에게 있는 것과 같은
원시기관에서 파생된 것들이다. 이들 동물은 그 독특한 냄새로 영토를 표시하고
종끼리 연락을 취하며 반대의 성을 유혹한다. 이 분비물들에는 반대 성을 성적으로
유혹하기 위한 화학물질인 페로몬도 들어 있다. 인간의 치골 아포크린선도 그것들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우리 여성들의 질에서 그런 특별한 냄새가 나지 않았더라면
이미 수천 년 전에 인류는 멸족하지 않았을까!

Posted by 빈블랭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