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이/상식 정보2012. 3. 12. 10:00

제임스 와트(1736-1819)의 증기기관은 산업혁명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주
역으로서, 기술 발달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그러나, 와트가 증기기관
을 "최초로" 발명한 것은 아님을,  필자의 이전글 (과학사 의  X파일 6편-
"2천년전의 증기기관")에서 밝힌 바 있다.  토머스 뉴커멘(1663-1729)이 발
명한 증기기관 은 와트의 증기기관이 나오기 50년 전부터 영국의 탄광에서
지하수를 퍼올리는데 널리 쓰이고 있었다.  위의 와트의 소년시절의 "주전
자 일화"는 우리도 어린시절에 누구나 다 한번씩 들었을 것이다. (어린시절
에 와트소년처럼 관찰력을 가지고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친절한 가르침과
함께...) 그러나, 이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와트의 어린시절에서 50년 이
상 지난 뒤였다. 그것도, 와트가 주전자뚜껑을 유심히 관찰하여  무엇을 구
상한 것이 아니라, 그냥 주전자 뚜껑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가, 고모에게 꾸
중을 들었던 것이다. 어느날 밤, 소년 와트는 미혼인 고모 뮤어헤드양과 차
를 마셨는데, 고모는 소년 와트를  이렇게 야단쳤다고 한다. "제임스야, 너
처럼 게으른 아이도 처음 보겠구나. 어쩌자고  한시간 동안이나 주전자 뚜
껑만 들었다 놓았다 하니?  그런 일로 시간을  낭비하다니, 부끄럽지도 않
니? 책을 읽던가 아니면 다른 쓸모있는  일을 해야지... " 어린시절 와트의
이 기억이 먼 훗날 증기기관을 제작하는 데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 확언하
기는 힘들지 모르나, 이것을 계기로 증기기관을  발명했다는 것은 너무 과
장되고 터무니없이 비약된 것이 아닐 수 없다. 와트가 증기기관에 손을 댄
것은 1763년 글래스고우 대학에 있던 뉴커맨의 증기기관 모형이 고장난 것
을 수리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는 곧 고장을 수리했고,
이후 흥미를 가지고 좀더 효율적인 증기기관을 만들려고 노력한 끝에 성능
이 우수 한 증기기관을 제작하여 널리 보급함으로써 산업혁명에 크게 기여
했던 것이다. 소년시절의 단순한 호기심이 나중에  큰 업적을 낳게 되었다
는 설명은 어린학생들에게 교육적인 효과는  클지 몰라도 그다 지  사실과
부합되는 해석은 아니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와트보다 앞선  시대의 증기
기관연구의 선구자 인 우스터 후작2세(1601-1667)와  토머스 뉴커멘에게도
위와 똑같은 일화가 있다는 일이다.
Posted by 빈블랭크